편집부 | 2014/08/25 17:24

 

  

대전,충남,북 시민들의 젖줄이자 생명 줄인 대청댐에 한 평생생을 헌신해 온 부부가 있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청댐과 맞닿은 충북 보은군 회남면 신곡리에 살고 있는 김기동,한명옥씨부부로,대청댐이 들어선 지난 1980년부터 현재까지 부부가 합산한 노력의 세월이 자그마치 68년이다.

 

김 씨 부부는 원래 고향이 회남면으로 서울에서 자영업을 했다.

 

그런던 그들에게 인생 터닝포인트점이 바로 지난 1980년에 담수를 시작한 대청댐이었다.

 

물에 잠긴 고향을 보러 고향에 잠시 내려와 있던 이들 부부는 대청댐이 낚시객은 물론 장마철만 되면 상류에서 떠내려 오는 엄청난 쓰레기에 충격을 받았다.

 

"저 쓰레기 물을 우리가 마시는 것인데.."에 생각이 미친 부부는 바로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대청댐을 일터로 바꿨다.

 

처음에는 하는 방법을 몰라 낚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 줍는 것에 몰두했다.

 

그러나 쓰레기는 치워도 치워도 다음날 자고 일어나면 아무 곳에나 차고 넘쳤다.

 

그래서 '쓰레기통을 갖다 놓으면 최소한 아무 곳에나는 버리지 않겠지' 하는 심정으로 당시 돈으로 자비 30만원을 들여 마대자루를 거치할 수 있는 쓰레기통 수십 개를 만들어 낚시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 설치했다.

 

이렇게 한 해가 가고 장마철이 되자 넓고 넓은 대청댐에 나무며, 농약병, 폐냉장고, 폐타이어 등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몰려와 섬을 만들었다.

 

김 씨 부부는 작은 목선을 노저으면서 대청댐 계곡 쓰레기가 몰려 있는 곳을 찾아 건져 올리기 시작했다.

 

건져 올린 쓰리기는 장마철이 끝나면 3000포대를 넘었고 일 년이면 5t트럭으로 500여대 분량으로 늘어나며 힘에 부쳤다.

 

그러자 아들들이 자연스럽게 동참해 일손 덜었다.

 

쓰레기는 작은 목선에 실려 김 씨부부의 집과 인근 공터로 옮겨 분류 과정을 거쳐 재활용품을 팔아 그동안 힘들게 노젖는 방식에서 탈피해 목선에 모터를 달았다.

 

김 씨부부는 앞으로 '물이 소중한 자원이 될 것'이라는 생각에 봉사활동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예방위주의 활동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대청댐관리단에 수질감시를 요청했다.

 

김 씨 부부의 요청을 받은 금강유역환경청과 한국수자원공사는 '당신들밖에 없다'며 김 씨를 지난 1989년 환경감시원인'대청댐 지킴이 1호'로 선정했고,2년 후인 1991년 부인 한명 옥씨가 '대청댐 지킴이 2호'로 선정돼며 전국적으로 확대 시행하는 초석을 제공했다.

 

부부 환경 지킴이는 전국에서 처음이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이들 부부에게 매달 20여만 원의 수고비를 지급하고 있지만, 쓰레기를 운반하는 배의 기름 값도 충당하지 못하는 금액이다.

 

김 씨에 대해 처음에는 주변에서 '미친 짓'이라는 사람도 생겼지만 개의치 않았다.

 

대청댐 쓰레기를 수거하고 분류해 자원재생공사에 위탁 판매해 얻은 수익금으로 마을 경로당이나 어린이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내놓았고 마을 인근에 있는 성심양로원에 10년동안 쌀과 고기를 제공했으며,회남면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하는 등 선행에 앞장섰다.

 

몇 해 전 충남 태안 앞바다가 기름으로 뒤덮였을 때는 생업을 접고 기름제거 봉사활동에 매달렸다.

 

태풍 매미와 루사가 덮친 해에는 쓰레기가 너무 많이 밀려와 배가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

 

쓰레기 더미에서 통나무를 들어 올리던 부인 한명옥씨가 힘에 부치며 넘어져 지금도 한 씨는 여름철에도 반바지를 입지 못할 정도로 큰 상처를 남겼다.

 

부부는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쓰레기 소각 시 발생하는 독성가스로 기관지가 나빠져 지금도 그 후유증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쓰레기 독으로 다리 등 살갗에 피부병이 생기기도 했다.

 

김 씨 부부의 헌신적인 노력이 점차 세상에 알려지자 보은군과 대청댐관리단, 환경부 등 관련부서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김기동씨는 이참에 마을주민들을 조직화 해 봉사활동이지만 체계적으로 해야겠다는 판단을 하고 자비로 100만 원을 투입해 모자와 조끼를 구입해 나눠주며 보은군자연보호협회장을 맡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쓰레기 수거는 물론 배스, 블루길, 붉은 귀거북,황소개구리 등 외래어종 퇴치와 가시박,돼지풀 제거,겨울철새 먹이주기 등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런 김 씨 부부의 봉사활동이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며 각종 공공기관이나, 학교 대기업,자연보호기관,학교 등에서 강연요청과 현장학습문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국민들이 물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기 시작했다.

 

김 씨가 지역 일에 앞장서자 환경 미화원과 환경청에서 지정한 토지 관리원 등의 제의가 들어왔지만 모두 뿌리쳤다.

 

직업을 갖게 되면 '대청호 지킴이 일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

 

부부는 "돈을 생각하면 이런 일은 할 수 없지만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김씨는 "댐을 막기 전에는 양손으로 물을 직접 떠 마셔도 될 만큼 깨끗한 청정수였지만, 댐이 건설되자 전국에서 하루 500여명이 넘는 낚시꾼들이 몰려들었고, 음식물찌꺼기와 부탄가스통, 라면봉지,심지어는 가정 쓰레기 까지 가져와 몰래 버리고가 마음이 아파 그냥 있을 수 없었다"고 회상했다.

 

김기동씨의 이러한 물 사살에 대한 소문이 알려지며 많은 상을 수상했다.

 

지난 1991년에는 건설부장관 표창을 받았고, 1993년과 1995년에는 충북도지사 표창,1995년과 2003년에는 환경부장관 표창,2000년에는 제1회 SBS모범사회활동 환경보전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또 2003년과 2010년에는 국무총리 표창, 오운문화재단 우정선 행상, 대전시장 표창, 금강환경대상, 지난해에는 조선일보환경대상을 수상하는 기쁨이 있었다.

 

김기동씨는"상 받는 것보다 현장학습을 위해 현장에 내려와 1시간만 일하면 물에 대한 생각이 바뀐다"며"지난번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에서 보듯이 한 번의 재앙이 우리모두를 파멸로 내몰수 있는 만큼, 물 부족 국가인 정부와 국민들의 자발적인 동참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기동 한명옥씨부부는"상처뿐인 영광이지만 누가 강요해서 한 것이 아니라,자신과 후손들을 위해 자발적으로 한 만큼 후회는 없다"고 말하고"살아 움직이는 동안 깨끗한 대청댐 만들기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부부를 보은 이웃들은 "사람이 돈을받고 해도 어려운 일인데, 부부가 한 결같이 대청댐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보면 존경스럽다"며"이제는 정부와 기관이 나서 김씨부부에게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중부언론인연합회

Copyright ⓒ 중부뉴스 all rights reserved.